EBS 다큐프라임 한비자 간교한 기득권에 맞설 때 시스템의 중요성 현실주의자의 조건 법 초나라 장왕 태자 마부 왕량 일화 EBS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EBS 다큐프라임 한비자 간교한 기득권에 맞설 때 시스템의 중요성 현실주의자의 조건 법 초나라 장왕 태자 마부 왕량 일화 EBS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EBS 다큐프라임 2022년 4월 11일 12일 13일 방송 시간 촬영지 위치 어디 촬영장소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5부. <한비자, 간교한 기득권에 맞설 때>
현실주의자의 조건 - 들쭉날쭉한 덕성보다 시스템
제5부 ‘한비자, 간교한 기득권에 맞설 때’에 등장하는 한비자 등의 현실주의자들은 올바른 시스템의 확립으로 난세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마부 왕량의 일화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마부 왕량은 마차를 한번 몰면 단숨에 천릿길을 달리는 전설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왕량은 이제 없고, 또 다른 왕량이 태어나기만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지금 당면한 조건에서 찾지 않은 해결책은 무용지물입니다.
좋은 말과 수레를 50리마다 하나씩 준비해 두고 평범한 마부 20명이 파발처럼 이어 달립니다.
평범한 마부 20명이 한 사람의 왕량 몫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인간의 도덕적 능력을 믿은 공자나 차별 없는 사랑을 강조하고 실천한 묵자 같은 이상주의자들과 달리 한비자는 인간의 들쭉날쭉한 덕성에 기대지 않습니다.
현실의 절박함이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담은 시스템을 만들고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입니다.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상주의자들이 인간의 온기를 생각할 때 한비자는 인간의 이기적인 속성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상과 벌을 통해 그것을 적절히 통제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한비자가 믿은 것은 인간의 선의가 아니라 시스템, 바로 법이었습니다.
어느 날 초나라의 장왕이 태자를 궁궐로 긴급히 불러들였습니다.
하필 그날따라 비가 많이 내려 궁궐에 물이 고여 있었고, 태자는 마차를 탄 채 내궁에 들어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초나라 법에 따르면 내궁 안에는 마차를 타고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들어가려는 태자와 태자를 막으려는 내궁 관리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관리는 결국 태자의 마차를 부수어 버렸습니다.
분노한 태자는 장왕에게 관리를 처벌해 달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오히려 기뻐하며 관리에게 상을 내리고 태자를 훈계했습니다.
한비자는 이 사례를 통해 “법이 현실적으로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역설했습니다.
법의 유지되는 원리를 이미 2500년 전에 한비자가 깨우친 것도 놀랍지만 2500년이 지난 요즘에도 이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도 놀라움과 씁쓸함을 줍니다.
서슬 퍼런 전제사회 하에서도 법 앞의 평등을 주장했던 한비자의 전관예우, 황제노역 등 많은 부조리에 둔감해진 우리사회를 다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