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자연인이다 723회 마침내 느슨한 하루 자연인 이준덕
MBN 나는 자연인이다 723회 2026년 8월 24일 방송
출연진 윤택 이승윤
“비바람만 막아주면, 그게 집 아닙니까?” 고즈넉한 산골에 무심히 놓여있는 컨테이너.
소나무 그늘에 놓아둔 작은 평상.
자연인 이준덕(63) 씨의 살림은 이 정도가 전부다. 근방에 물을 구할 곳이 없어 지붕에 고인 빗물을 받아 쓰고, 산 너머 계곡까지 물을 받으러 가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작두질 한번 하기도 어렵고 감식초 한번 내리는 데에도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서툴기만 한 산골 살이 솜씨.
하지만 그는 뭐 하나 제대로 갖춘 것 없는 이곳에서도 즐겁기만 하다.
어딘가 허술하고 서툴러도 괜찮은 일상. 이것이 그가 바랬던 삶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에서 플랜트 설계를 맡아 일했다.
석유 화학 공장, 발전소, 반도체생산 공장 등을 설계하는 일.
0.1% 오차라도 생기면 엄청난 자금 손실이 발생하는 중차대한 일이라 그는 늘 꼼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살았다.
도면 하나를 33번이나 재검토하고 해외 사업의 감리를 맡아 타지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던 건,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많은 것을 거머쥐고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퇴사 후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그 믿음은 변함없었고, 그렇게 일만 하며 살아온 세월이 수***.
하지만 아직 더 달릴 수 있다는 마음과는 달리 그의 몸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던 모양이다.
온몸에 하얀 반점이 번져가는 백반증 증세가 나타나더니 급기야 혈압이 180까지 치솟았다.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고 나서야 그는 질주를 멈추고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성공한 삶을 위해 1분 1초, 치밀하게 써왔던 그 숱한 시간들 속에 과연 자신을 위해 쓴 시간은 얼마나 되던가.
그때 그는 어릴 적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과수원의 단내를 떠올렸다.
‘아빠처럼 과일나무를 키우며 살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 마음 한구석에 묻어두었던 초록을 떠올리며 그는 깊은 산속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그는 부족한 것을 메우려 애쓰지 않는다.
치밀한 계획과 꼼꼼한 손길도 내려놓았다. 8년째 도통 늘지 않는 음식 솜씨에 조바심을 내지도 않고, 처음 만들어보는 감식초가 성공적으로 완성됐는지 크게 개의치도 않는다.
아로니아 발효액은 눈대중으로 대충 만들어도 꽤 먹을 만하고, 계곡에 물을 뜨러 간 김에 물놀이를 할 수 있으니 행복하고, 가문 땅에서 옹골지게 자라난 채소들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로 가득 찬 마음.
이 느슨한 하루 속에 그는 촘촘한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
자연인 이준덕 씨가 말하는 느슨한 행복. 그 이야기는 8월 24일 오후 9시 1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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